Turn On The Radio
이것은 이름은 있는데 실체는 없다.
아, 예전에는 분명히 실체가 있었다. 지금은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다.
라디오.
Radio.
분명히 우리 생활에 함께 있긴 한데 라디오라는 물건은 없다. 스마트폰으로 듣고 차에서 듣고 컴퓨터로 듣고 DMB로 듣고.
라디오를 일부러 사는 사람은 없다. 얼마 전까지는 CD를 듣기 위해 ‘오디오’라는 이름의 가전제품을 샀지만서두 라디오로 사진 않았을 뿐더러 그 모양새도 라디오가 아닌 ‘오디오’였다. 그마저도 이젠 세월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그렇더라도 늘 가까이 있는 이 보이지 않는 존재. 그래서 오히려 더 생명력이 강한 이것. 비디오가 라디오스타를 죽였다고 하는 노래도 있었지만 그것은 여전히 살아 있고 이후로도 그럴 것이다.
라디오 틀어 봐.
우리는 왜 라디오를 튼다라고 쓸까.
Turn on the radio.
아마 영어에서 온 의미를 충실하게 반영한 게 아닐까 추정해 본다.
음악도 ‘틀어 준다’
라디오를 틀고 얼마나 오래 들어 왔던가.
이 라디오에, 아니 라디오 방송에 두 가지 유감이 있다.
하나는,
프로그램 말미에 틀어 주는 노래는 백프로 중간에 잘린다. 말하자면 곧 있을 광고시간까지 시간을 메우기 위해 마지막 노래는 희생되는 것이다. 첫머리 반주만 듣고 잘릴 때도 있고 기껏 흥겹게 클라이맥스로 오르려다가 잘릴 때도 있다.
방송프로그램의 이 행태는 참으로 저주받을 짓이다. 노래하는 가수에게도 듣고 있는 청취자들에게도 무엄한 짓이다. 시간마다 시보를 알리고 광고도 해야 하니 하루 24시간 방송하는 동안 한 채널 당 24곡의 노래는 이렇게 뻘쭘하게 희생되고 만다. 게다가 매 30분마다 시보를 하는 채널도 있어 그대도 또 역시 노래는 잘리고 만다.
이게 잘못된 관행인데 너나없이 그렇게들 해왔으니 잘못된 행태라는 것조차 모르고 있다.
방송국 관계자들 참으로 성의가 없다.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를 해서 시간 관리를 해야 옳은 것 아닌가. 그저 시간 때우기 용으로 “이 노래 들으면서 인사 드리겠습니다” 하고는 적당한 시간에 노래가 잘려 버리는.
KBS 클래식FM만은 예외이다. 물론 긴 음악을 방송해야 하니 철저하게 시간관리를 하겠지만 짧은 노래들을 다루는 프로그램에서도 마지막 곡이라고 잘라 버리지 않는다. 성의가 있는 것이다.
열 받는다.
두 번째 유감.
방송 프로그램마다 웬놈의 퀴즈는 그리도 많은지.
청취자들에게 선물 주고 싶어서 환장한 사람들 같다. 퀴즈도 너무 쉽다. 그냥 우롱당하는 것 같아 기분이 몹시 나쁘기도 하다. #○○○○으로 문자 주세요. 단문 50원이고 긴 문자는 100원의 정보이용료가 있습니다. 이 이용료의 수익은 어떻게 배분되는지 모르겠다. 내 생각엔 아마 방송국에서 그것을 취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렇게 퀴즈에 목을 매는 거 아닐까.
초딩 꼬마들도 맞힐 수 있는 문제를 내고서도 또 힌트를 주고 이건 무슨 천박스런 장난질인지. 진짜 선물이 주고 싶어 환장한 거라면 좀 상식적으로 제대로 된 문제를 내고 몇 명이 됐든 맞힌 사람은 다 선물을 주든지 하지. 천박하게 장난을 치면서 겨우 두어 사람 추첨해서 선물이라. 답이 쉬우니 문자 보낸 사람도 수가 많을 테고 그럼 정보이용료 수익이 들어오는 거겠지. 아니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
보이스피싱이랑 오십보백보다. 대놓고 돈을 갈취하는 게 다를 뿐이지. 오살할 놈들.
서유석 : 그림자
꼬마였을 때 라디오 드라마가 참 인기가 많았었다. 법창야화, 김자옥의 사랑의 계절, 태양은 또다시 떠오른다...
법창야화 후에 또다른 법정수사드라마가 있었는데 제목은 모르겠고 테마곡 이 노래 서유석의 <그림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