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숲 2013. 8. 16. 00:10

 

 

 예전, 그리 오래 전도 아닌.

 편지를 써 우체통에 넣어 보내고는 그 답장 기다리느라 설레기도 하고, 목이 빠져라 기다리다가 이내 안 오기도 하는 등.

 우리가 지난 시절을 회상할 때는 늘 낭만이라 하곤 한다.

 요즘이야 손 편지를 쓰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정서가 메마르고 낭만이 사라졌다고 스스로 한탄하고 비판한다.

 

 한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요즘이 글을 쓰는 일이 훨씬 많다. 종이에 안 쓸 뿐이지 각종 커뮤니케이션 SNS들이 범람하면서 비록 짧은 문장이나 이모티콘 가득한 글이라도 과거 낭만(?)의 시절보다 훨씬 더 많이 글을 쓴다. 기실 낭만시대에도 연애편지나 부모님전상서 따위 빼고는 그리 글을 쓸 일이 많지도 않았다. 기껏해야 일기장에 낙서 정도나 할뿐더러 일기 쓰는 사람도 그닥 많지는 않았었다.

 각종 블로그나 미니홈페이지에는 개인 일기장 같은 글이 넘쳐난다. 스마트폰에는 하루 종일 메시지들이 오간다. 글쓰기 용이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서다. 옛날을 그리워하며 낭만시대라 하지만 그때도 이와 같은 시스템이 있었다면 지금과 별다르지 않았을 테지.

 

 나도 전에는 꽤 글씨를 잘 썼는데 지금은 괴발개발이다. 오래도록 자판만 두들기다 보니 글 쓰는 기능이 점점 쇠퇴한다. 얼핏 듣기로 종이에 손으로 글을 자꾸 쓰면 치매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하더니 잘은 모르지만 일리가 있어 보인다.

 

 아무려나 그런 이유로 점점 글들을 많이 쓰게 되었는데 그에 맞춰 글 쓰는 기술도 따라가야 하지 않을까. 기본적인 맞춤법은 물론이고 자신의 생각과 사고를 가볍지 않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것 같다. 보면 지나치게 경박하고 논리적이지도 못하고 문장이 앞뒤가 맞지도 않는 글들이 넘쳐난다. 우리말 파괴는 기본이고 듣보잡(사실 이 단어도 쓰면 안 된다) 단어들이 난무하니 이렇게 한 세대를 흐르면 그런 황당한 단어들이 일상화되고 국어사전에 떡하니 표준말로 등재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문자나 카톡 따위야 장난스레 지나친다 해도 여러 사람이 읽는 블로그는 정말 제대로 틀을 갖춰서 글을 썼으면 좋겠다. 인터넷 기사들을 읽으라치면 이 사람들이 참말 기자가 맞나 할 정도로 맞춤법이나 문맥이 오류 투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