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나는 가수가 아니다. 돈을 지불하는 대중이다

설리숲 2011. 6. 27. 21:29

 

 

 예인(藝人)이라 하면 자신의 재능을 팔아먹고 사는 사람이다.

 그림이나 노래, 글 또는 스포츠도 다 포함할 수 있다.

 그들은 프로다. 축구선수는 자신의 기술을 대중에게 팔아 그 대가로 엄청난 연봉을 받는다. 가수는 자신의 재능을 대중들에게 팔아 또 엄청난 돈을 번다. 대중들이 그들에게 많은 돈을 안겨주는 것은 그들에게서 그만큼의 즐거움과 행복을 얻는다는 거지.

 

 

 

 목하 한 티브이 프로그램으로 인한 가수열풍이 일고 있다. 누가 노래를 잘 하네 누구도 잘 하네 화제를 올리고 있다. 당연한 거 아닌가. 그들은 가수다. 가수가 노래 잘하는 게 당연하지. 그게 뭐 대수라고 새삼스레. 거기다 점수를 매기고 순위를 줘서 탈락하고.

 그들은 프로다. 이제껏 대중들의 돈을 많이도 가져갔다. 웬만한 가수치고 고급 외제차 안 끌고 다니는 사람 없다. 그만큼 재능이 있다는 말이다. 노래 잘 하는 거 당연하다. 무슨 평가가 필요한가. 모차르트에게 저 사람 참 작곡을 잘하네. 당신은 1위야. 쇼팽도 잘하는데 순위가 쳐져서 탈락이야. 이러면 어색하지 않나.

 

 

 

 임재범이 노래를 잘 한다고 요즘 갑자기 인기가 치솟고 있다.

 당연 잘하지. 근데 그가 근래 갑자기 잘한 게 아니잖나. 처음부터 원래 잘했거늘 무에 그리 새삼스럽게 난리들인지 원. 대중들의 경박한 유행근성이다. 다른 가수들 역시 그렇다. 예전부터 노래를 팔아 돈을 벌어온 사람들이다. 프로다. 우리는 그들의 노래를 듣고 흥분하고 그들은 그 대가로 부를 축적한다. 노래를 못 하는 사람이 돈을 가져가면 그건 부당이득이요 대중들에 대한 사기다. 그러니 노래 잘 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니겠나. 그것에 대해 평가를 내리고 점수를 준다는 게 좀 민망하다. 물론 다 재미 있자고 하는 걸 모르지는 않지만.

 

 

 

 근래 부쩍 많아진 오디션이나 프로가수들 경연형식의 티브이 프로그램을 접하면서 느끼는 씨잘데기없는 단상이다.